1억 없이도 건물주가 될 수 있다?
부동산 투자로 월세수입등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로망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최소 10억 원, 수익형 부동산은 더 큰돈이 필요합니다. 대출을 받더라도 초기 자금만 수억 원입니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큰돈이 없는 저에게 수십만 원으로도 부동산 투자가 가능한 리츠(REITs) ETF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강남 오피스 빌딩, 명동 상가, 물류센터, 데이터센터까지 다양한 부동산에 분산 투자하면서 임대료 수익까지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리츠 ETF가 무엇인지,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공부해 보겠습니다.
리츠(REITs)란 무엇인가?
리츠의 기본 개념
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 투자 회사입니다. 여러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부동산을 사고, 그 부동산에서 나오는 임대료를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주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100억 원짜리 오피스 빌딩을 리츠가 구매합니다. 투자자 1,000명이 각각 1천만 원씩 투자했다면, 임대료 수익도 1/1,000씩 나눠 받습니다. 빌딩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의 지분 가치도 오릅니다.
리츠의 가장 큰 특징은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가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일반 기업보다 배당률이 훨씬 높습니다. 연 4~8%의 배당을 기대할 수 있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리츠의 종류
리츠는 투자하는 부동산 유형에 따라 나뉩니다:
오피스 리츠 : 업무용 빌딩에 투자. 안정적이지만 경기 영향받음
리테일 리츠: 쇼핑몰, 상가에 투자. 온라인 쇼핑 확대로 위축
주거 리츠 : 아파트, 오피스텔 등. 인구 변화에 민감
물류 리츠 : 물류센터, 창고. 이커머스 성장으로 수혜
데이터센터 리츠 : AI, 클라우드 수요로 급성장
호텔 리츠: 관광, 비즈니스 여행 영향. 변동성 큼
헬스케어 리츠: 병원, 요양시설. 고령화로 성장 전망

리츠 ETF의 장점 - 왜 개별 리츠보다 ETF인가?
1. 소액 분산 투자
개별 리츠 주식을 사려면 한 종목당 수십만 원~수백만 원이 필요합니다.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려면 수천만 원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리츠 ETF는 수만 원으로도 수십~수백 개 리츠에 동시 투자할 수 있습니다.
KODEX 리츠부동산인프라 같은 ETF는 국내 주요 리츠 20여 개를 한 번에 담고 있습니다. 미국 VNQ는 160개 이상의 미국 리츠에 투자합니다. 한 종목이 부실해도 분산 효과로 리스크가 줄어듭니다.
2. 높은 배당 수익률
리츠 ETF는 일반 주식 ETF보다 배당률이 훨씬 높습니다. 국내 리츠 ETF는 연 5~7%, 미국ETF는 3~5% 수준입니다.
매월 또는 분기마다 받는 배당금을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재투자하여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은퇴 후 연금 대용으로 활용하기에도 적합합니다.
3. 인플레이션 헤지
부동산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치가 오르는 자산입니다. 물가가 오르면 임대료도 올리기 때문에, 리츠의 수익도 증가합니다. 현금이나 채권은 인플레이션에 약하지만, 리츠는 인플레이션을 따라잡거나 앞서갈 수 있습니다.
2020~2022년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기에 많은 리츠들이 임대료를 대폭 인상했고, 배당금도 증가했습니다. 물가 상승기에 자산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유용합니다.
4. 실물 자산 투자 효과
주식은 기업이 망하면 휴지조각이 되지만, 리츠는 실물 건물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리츠가 어려워져도 부동산을 팔아 투자자에게 돌려줄 수 있습니다. 완전히 0원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또한 주식, 채권과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뛰어납니다. 주식 시장이 폭락할 때 리츠가 방어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5. 전문가의 부동산 관리
개인이 직접 부동산을 사면 관리, 세입자 확보, 수리 등을 직접 해야 합니다. 하지만 리츠는 전문 부동산 관리 회사가 운영합니다. 투자자는 배당금만 받으면 되므로 번거로움이 없습니다.
리츠 ETF의 단점과 리스크
1. 금리 민감도
리츠의 가장 큰 약점은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리츠가 부동산을 살 때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배당률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져 가격이 하락합니다.
2022년 미국 연준이 금리를 급격히 올렸을 때, 미국 리츠 ETF(VNQ)는 20% 이상 폭락했습니다.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는 리츠 투자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2. 경기 변동에 민감
리츠는 경기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집니다. 경기 침체 시 기업들이 오피스 공간을 줄이고, 소비가 위축되어 상가 매출이 떨어지면 리츠 수익도 감소합니다.
코로나19 때는 호텔, 쇼핑몰 리츠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반면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리츠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리츠 종류에 따라 경기 민감도가 다릅니다.
3. 유동성 문제
부동산은 본질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자산입니다. 빌딩을 급하게 팔기 어렵듯, 리츠도 시장 상황이 나쁠 때는 거래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급락할 수 있습니다.
국내 리츠 ETF는 해외에 비해 거래량이 적은 편입니다. 호가 스프레드가 넓어질 수 있으므로, 시장가 주문보다는 지정가 주문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이중과세 문제
리츠는 배당소득세가 부과됩니다. 국내 리츠는 15.4%, 미국 리츠는 미국 15% + 한국 15.4%로 약 30%의 세금이 나갑니다. 배당금의 1/3이 세금으로 사라지므로, 실수령액을 계산할 때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ISA 계좌를 활용하면 일정 금액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리츠 ETF 투자 전략
포트폴리오 배분 비율
리츠 ETF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5~15% 정도 배분하는 것이 적정합니다. 너무 많이 투자하면 금리 리스크에 과도하게 노출되고, 너무 적으면 분산 효과가 미미합니다.
균형형 포트폴리오 예시:
- 주식 ETF: 60% (S&P 500, 나스닥 100)
- 채권 ETF: 25% (국채, 회사채)
- 리츠 ETF: 10%
- 금 ETF: 5%
배당 중심 포트폴리오:
- 배당주 ETF: 50%
- 리츠 ETF: 30%
- 채권 ETF: 20%
금리 사이클 고려
리츠 투자 시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 사이클입니다:
금리 인하 사이클: 리츠 매수 적기
- 대출 이자 부담 감소
- 배당 매력도 상승
-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금리 인상 사이클: 신중한 접근
- 가격 하락 가능성
- 배당률 상대적 매력 감소
- 경기 둔화 우려
2024~2025년은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시기로, 리츠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배당 재투자 전략
리츠의 진정한 가치는 장기 배당 재투자에 있습니다. 받은 배당금으로 리츠 ETF를 추가 매수하면, 보유 수량이 늘어나고 다음 배당금도 증가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20년간 배당을 재투자하면, 배당만 받는 것보다 총수익률이50% 이상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단기 현금흐름이 필요 없다면 재투자를 추천합니다.
ISA 계좌 활용
리츠 ETF는 배당이 많으므로 ISA 계좌에서 보유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 일반형 ISA: 연 200만 원 비과세
- 서민형 ISA: 연 400만 원 비과세
연 배당 300만 원을 받는다면, ISA에서는 200만 원이 비과세 되어 약 30만 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일반 계좌 대신 ISA를 적극 활용하세요.
섹터별 분산
리츠 ETF 내에서도 섹터 분산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성장형 리츠: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통신탑
- 높은 성장성
- 변동성 있지만 장기 수익률 우수
안정형 리츠: 주거용, 헬스케어
- 경기 방어적
- 안정적 배당
경기 민감형 리츠: 오피스, 리테일, 호텔
- 경기 회복 시 반등
- 변동성 큼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춰 섹터 비중을 조절하거나, 종합 리츠 ETF로 알아서 분산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리츠 vs 실물 부동산 투자 비교
리츠 ETF가 유리한 점
소액 투자 : 수만 원부터 가능 vs 실물은 수억 원
유동성 : 즉시 매매 가능 vs 실물은 매도에 수개월
분산 : 여러 부동산 동시 투자 vs 실물은 1~2개
관리 편의성 : 배당만 받으면 됨 vs 실물은 직접 관리
세금: 양도세 비교적 단순 vs 실물은 복잡
실물 부동산이 유리한 점
레버리지 : 대출로 수익률 극대화 vs 리츠는 대출 어려움
직접 통제 : 리모델링, 임대료 결정 가능 vs 리츠는 수동적
세금 혜택 : 1 주택자 비과세 등 vs 리츠는 배당세 무조건
인플레이션 대응: 임대료 직접 조절 vs 리츠는 간접적
결론적으로 자금이 적거나 여러 부동산에 분산하고 싶다면 리츠 ETF, 큰 자금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싶다면 실물 부동산이 유리합니다.
리츠 투자 시 반드시 확인할 지표
FFO (Funds From Operations)
**FFO는 리츠의 실질적인 수익력**을 나타냅니다. 순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한 값으로, 리츠의 배당 지급 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FFO가 꾸준히 증가하는 리츠는 배당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FFO가 감소하면 배당 삭감 위험이 있습니다.
P/FFO 비율
주식의 PER과 유사한 개념으로, 리츠 가격이 FFO 대비 적정한지 판단합니다. 업종 평균보다 낮으면 저평가, 높으면 고평가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P/FFO가 15배 이하면 매력적, 20배 이상이면 비싸다고 평가됩니다.
배당성향 (Payout Ratio)
배당금이 FFO의 몇 %인지 나타냅니다. 80% 이상이면 배당을 많이 주지만 성장 여력이 적고, 60% 이하면 보수적이지만 안정적입니다.
90% 이상이면 배당 지속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적정 수준은 70~85%입니다.
부채비율 (Debt-to-Equity)
부동산은 대출로 매수하는 경우가 많아 부채비율이 중요합니다. 50% 이하면 안전, 70% 이상이면 금리 상승 시 위험합니다.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는 부채비율이 낮은 리츠를 선호해야 합니다.
공실률 (Vacancy Rate)
임대 공간 중 비어있는 비율입니다. 공실률이 높으면 임대 수익이 줄어들어 배당도 감소합니다.
오피스 리츠는 5% 이하, 리테일 리츠는 7% 이하가 양호한 수준입니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 공실률이 높아진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글을 마치며 - 소액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투자
리츠 ETF는 큰 자본 없이도 부동산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입니다. 매달 받는 배당금은 적은 월세 수입과 같고, 부동산 가격 상승은 시세차익으로 돌아옵니다.
리츠 ETF 투자 체크리스트
●투자 목적 명확히 (배당 수익 vs 자산 성장)
●포트폴리오 10~15% 이내 배분
●금리 사이클 확인 (인하기에 매수)
●국내 vs 해외 리츠 비율 결정
● ISA 계좌 활용 검토
●장기 투자 + 배당 재투자
●분기별 실적 점검
리츠 투자는 단기 차익보다는 장기 배당과 복리의 힘으로 자산을 늘리는 전략입니다.
지금 당장 수억 원의 건물을 살 수 없어도, 리츠 ETF로 조금씩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만들 생각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작지만 확실한 건물주가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